눈먼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저
주제 사라마구의 상상력은 경이롭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들이 전염병처럼 눈이 멀기 시작한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말도 안되는 사건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단지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현실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끄집어내는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눈이 먼 가운데 단 한명 만이 눈을 뜨고 인간이 스스로 존엄성을 포기한 채 먹고 자고 싸는 추함을 지켜봐야만 한다. 이 극한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비이성과 폭력의 양상은 너무나 잔혹하고 적나라해 다소 불쾌한 느낌을 준다. 이같은 작가의 심오한 문제제기는 볼 수 있기 때문에 통제할 수 있고, 보여지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행동하면서 품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사소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껍데기 속에 담겨있는 것은 백옥같이 빛나는 선함인지 추악함인지 들춰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은 다소 묵시록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늦은 나이에 창작활동을 시작한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소설로 인해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단지 가지고 있던 눈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것은 작가의 상상일 뿐이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점차 작가의 담론 속으로 빠져들어 결국 이런 비참한 결론에 수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어 있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인 것이죠.
소설 결말에서 의사 아내가 내뱉는 이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이 본질 그 자체가 아님을, 그 안에는 선과 함께 무한의 악이 숨겨져 있음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법과 규율, 교육과 윤리가치들, 그리고 이기심, 폭력성과 같은 인간의 추악한 속내들이 서로 팽팽한, 하지만 다소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Copyright 2009 ⓒ 쏘울풀몬스터 All rights reserved.
위 글의 무단 복제, 수정 및 도용을 금지합니다.
주제 사라마구 저
주제 사라마구의 상상력은 경이롭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들이 전염병처럼 눈이 멀기 시작한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말도 안되는 사건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단지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현실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끄집어내는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눈이 먼 가운데 단 한명 만이 눈을 뜨고 인간이 스스로 존엄성을 포기한 채 먹고 자고 싸는 추함을 지켜봐야만 한다. 이 극한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비이성과 폭력의 양상은 너무나 잔혹하고 적나라해 다소 불쾌한 느낌을 준다. 이같은 작가의 심오한 문제제기는 볼 수 있기 때문에 통제할 수 있고, 보여지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행동하면서 품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사소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껍데기 속에 담겨있는 것은 백옥같이 빛나는 선함인지 추악함인지 들춰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은 다소 묵시록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늦은 나이에 창작활동을 시작한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소설로 인해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단지 가지고 있던 눈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것은 작가의 상상일 뿐이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점차 작가의 담론 속으로 빠져들어 결국 이런 비참한 결론에 수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어 있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인 것이죠.
소설 결말에서 의사 아내가 내뱉는 이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이 본질 그 자체가 아님을, 그 안에는 선과 함께 무한의 악이 숨겨져 있음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법과 규율, 교육과 윤리가치들, 그리고 이기심, 폭력성과 같은 인간의 추악한 속내들이 서로 팽팽한, 하지만 다소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Copyright 2009 ⓒ 쏘울풀몬스터 All rights reserved.
위 글의 무단 복제, 수정 및 도용을 금지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