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이즈 잉글랜드, 2006
 감독 셰인 메도우스
 출연 토마스 터구즈, 스티븐 그레이엄, 조셉 길건 등

 아주 매력적인 영화였다. 이 영화는 80년대 영국의 흐린 단상을 우중충한 영국의 날씨처럼 우울하게 담아내고 있다.

 영화의 시작에는 흑인 노예들이 유럽으로 넘어와서 번호매겨져서 팔리던 시절, 흑인들이 부르던 블루스 음악이 흐른다. 그러면서 화면에 스냅사진처럼 스쳐지나가는 대처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포틀랜드 전쟁의 포화, 젊은이들의 시위같은 장면들이 지나가는 이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 메세지가 함축되어 있어 인상적이다. 영화는 스킨헤드의 청년들이 반항과 일탈의 상징에서 노동자 계급의 쇼비니즘의 형태로 전환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잘 담아내고 있으며, 우리는 이 사이에서 갈등과 성장을 거듭하는 어린 숀을 통해 당시의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 사회적 약자들은 절대로 강자와 맞서지 않고 더 약한 자들과 맞설 수 밖에 없다는 사회학적인 가설은 이미 여러가지 경험적,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증명되어 왔고, 또한 실업의 위기 앞에 선 80년대 초반 영국 노동자들 역시 그들의 분노의 화살을 흑인이나 파키스탄 노동자들에게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이 바로 이러한 쇼비니즘의 표출이 단순한 계급투쟁으로 그려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콤보와 숀, 두 주인공의 개인적인 삶과 정체성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감독은 그들이 그렇게 극단적인 분노를 표출하게 된 이유는 단순한 상실과 박탈감에서 시작된 것이며, 그 결말은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순수한 그 무엇, 사랑 내지는 친구를 잃음으로써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피떡이 된 밀크를 병원으로 실어나르는 동안 공포와 후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절규하는 콤보와 어린 숀. 영화는 그런 숀이 바닷물 위로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인 붉은 십자가의 깃발을 던져버리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제목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 감독은 '이것이 바로 영국이다'라는 것을 당시 젊은이들의 의상과 헤어스타일까지 사실적으로 재현해내어 보여주고 있다. 포틀랜드 전쟁을 경험한 전후 세대의 영국 젊은이들은 반항과 일탈로 젊음을 물들이고 있었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히피적인 자유와 일탈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젊은이들과 전후의 세대들이 겪어왔던 가치관 혼란, 인종차별 등의 당시 영국 안에 녹아있던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하고 있다. 이는 마치 토니 케이 감독,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아메리칸 히스토리 X'에서 보여주려 했던 문제의식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그 여운 또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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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2 01:23 2010/01/1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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