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1999
감독 빔벤더스
출연 라이 쿠더, 요하킴 쿠더, 까를로스 곤잘레스
<전반부 생략>
라이는 이 이야기를 듣고 당시 그 곳에서 연주했던 연주자들을 각지에 수소문하여 한명한명씩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결국 나이가 들어 죽거나 미처 연락이 닿지 못한 맴버들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맴버들을 하바나에 불러모으게 되었고 96년에 그 재즈클럽과 동명의 밴드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결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 9월, 보컬 이브라힘 페레르 (Ibrahim Ferrer, 이하 이브라힘),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Ruben Gonzalez),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콤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 이렇게 셋을 중심으로 10여명이 넘는 늙은 연주자들이 모여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이 바로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 한 장의 정규앨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이들 중에는 90대를 전후한 연주자도 있었고 맴버 대부분이 70,80 대의 늙은 노인들이었지만 그들의 음악은 라이의 총 프로듀싱 아래 전 세계에 유통되었으며, 전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음악시장에 있어선 제3세계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조차도 그들의 음반은 12만장 가까이 되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 이듬해에는 뉴욕 최고의 공연장이자 모든 연주자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영광인 카네기 홀에서 그들의 마지막 공연을 가졌으며, 같은 해, 그들의 음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그래미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전 세계에 쿠바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렸고, 각 맴버들은 죽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각자가 열정적인 음악활동을 보여주었다. 당시에도 워낙 나이가 많았던 그들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적지 않은 맴버들이 세상을 떠났고, 그 때문에 지금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부분적으로 그때와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여전히 후배 연주자들을 계속해서 받아들여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중략>
El cario que te tengo / No te lo puedo negar
당신에 대한 사랑은 감출 수 없어요.
Se me sale la babita / Yo no lo puedo evitar
오직 당신을 원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Cuando Juanica y Chan Chan / En el mar cernan arena
자니타와 천천히 해변을 거닐 때
Como sacuda el jibe / A Chan Chan le daba pena
두 사람의 가슴은 두근거렸죠.
Limpia el camino de paja / Que yo me quiero sentar
나뭇잎을 치워주세요 거기앉고 싶어요.
En aquel tronco que veo / Y asi no puedo llegar.
바다를 바라보며 당신 곁에 있겠어요.
긴 세월의 힘은 그들을 자연스럽게 훌륭한 시인으로 만들어주었다. 이미 사랑과 인생에 대한 각자 나름의 깨달음이 있었을법한 나이의 그들은 담담하고도 솔직한 심경을 가사 위에 차분히 풀어놓는 것만으로도 그 가사에 더 이상 작위적인 표현이 필요없고, 특별히 시적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 이 음악을 비롯하여 총 14곡의 음악이 담겨져 있는 이 앨범은 이 노래처럼 하나같이 차분하고 담백하면서도 눈물나게 아름다운 곡들로 채워져 있다. 소재에 있어서도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어렵지 않게 쿠바음악의 짙은 색깔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중략>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문을 닫은 후 흩어진 음악가들은 작은 술집에서 홀로 연주를 하기도 하고,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핵심 맴버 중 한명인 보컬 이브라힘은 맨 처음 함께 노래할 것을 제안받았을 당시에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쿠바 3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루벤 곤잘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뿔뿔히 흩어진 그들을 찾아내어 한자리에 모은 장본인인 라이는 그런 이들에 대해서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 ‘그들은 잊혀져있었지만 살아있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을 때, 길지 않은 삶에서 꽤 오랜 시간 음악을 사랑해왔고, 앞으로 남은 인생 역시 음악에 대한 커다란 꿈과 열정으로 함께할 나에게는 부러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 무엇하고도 바꾸지 않을 젊음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채 현실에 치여 소중한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죽음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을 그런 나이에도 불구하고 늘 바래왔던 꿈과 그것이 이루어질거라는 믿음, 그리고 뜨거운 열정으로 죽는 그 날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던 어느 쿠바 예술가들의 삶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까맣게 잊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 이 거장들의 드라마는 내가 먼 훗날 현실에 찌들어 꿈이란 것에 무뎌지고 젊은 날의 열정을 잊어가는 무기력한 중년으로 살아가고 있을 때 쯤, 다시 한번 더 하늘색 꿈으로 가득 찬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도 반드시 저들과 같은 나이 때 비슷한 족적을 남겨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노인들의 음악에서는 세월이 느껴진다. 내 지금 나이대에 걸맞는 나름의 진정성도 있는 것이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 많은 것을 깨닫고, 느껴서 그 나이가 되고나서야만 할 수 있는 것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하킴 쿠더는 자신이 함께 일했던 거장들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비전문가가 최고의 전문가 같다. 드럼연주자가 아니더라도 정말 어려운 섬세한 터치조차 해낸다. 이곳의 가르침은 색다르다. 섬세하고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가졌다.’ 그러고 보면 인생과 예술에 있어서 세월이 만들어내는 힘이라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지금은 살아있고 싶어. 좀더 즐길 시간을 줘야지.” - 이브라힘
“난 살아있는 한 여자를 사랑할거야. 여자와 꽃과 사랑은 정말 아름답거든.
하룻밤의 사랑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거야. 난 아직 청춘이라구.” - 콤파이 세군도
나 역시 죽는 순간까지 뜨겁게 살다가고 싶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열정은 내게 있어서 확실히 커다란 감동이었고, 롤모델 삼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멋진 삶이다. 그들의 음악을 통해 나는 쿠바음악의 매력을 알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배웠고, 죽어서도 후회하지 않을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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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P031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상)
Tracked from 괴물,그 삶 2009/02/13 03:22 delete틈날 때, 생각날 때마다 아주 가끔씩 홍대 앞 자취방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재즈바 ‘문글로우’에 가곤 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신관웅 씨가 운영하시는 이 곳은 신관웅 씨를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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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P032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하)
Tracked from 괴물,그 삶 2009/02/20 12:52 delete이전글 : P032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상)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음악 이들의 단 한 장의 정규 앨범은 쿠바음악의 전반을 연주하고 노래하고 있다. 앨범에 포함된 장르로는 손, 구아히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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